한국간호사들에게 염원과도 같은 미국간호사...
나도 한 때는 정말 미국에서 간호하면 임상이 천국같을줄 알았던 시기가 있었다.
대충 미국간호사에 대한 환상을 추려보자면...
1. 액팅 안하고 오더만 거르고 LPN같은 보조 인원들이 액팅을 다 해준다. (띠용)
2. 페이가 존나 좋다.
3. 휴가를 엄청 길게 쓸 수 있다 (2주, 1달)
4. 임신 출산이 자유롭다.
5. 간호사가 의사 따까리가 아닌 존경받는 직업이다.
전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미국에서 간호사라는 직업을 갖는 것 자체는 좋다.
근데 한국인이 미국에 ‘이민’을 와서 간호사를 한다.
과연 이민의 단점이 외노자의 장점을 상쇄시킬지 의문이다.
이건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 가성비의 나라 한국 고용주들은 없는 인력 쥐어짜서 최강의 성과를 만드는데 달인이다.
근데 미국에는 다양한 전문 인력들이 환자 케어에 활용된다.
예를 들어, 미국은 호흡기 관리가 필요한 중환자들에게 Respiratory therapist라는 전문 인력이 인공호흡기랑 호흡기 관리를 전적으로 도맡아 관리한다.
한국 중환자실 선생님들은 알겠지만 필요하면 갓 일 시작한 신규도 인공호흡기, 기도삽관 환자 봐야하는 것이다.
솔직히 존나 위험하지 않은가? 간호대학 4년중에 인공호흡기 조립법, 관리같은거 따로 배운적도 없지 않나?
그냥 성인파트에 간략히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근데 RT들은 그것만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고 환자 전체 신경쓰기보다 호흡기만 신경쓰면 되기 때문에 케어의 질도 확실히 높다.
또 병동같은 경우에는 tech라고 하는 보조인력들이 잡다한 일을 다 해준다.
바이탈 재는건 그냥 거의 LPN이 해주고.
나는 중환자실이라 그런 보조인력들은 만난 적이 없긴 하지만...(환자 엄마가 모유 배달 시켰을 때 빼고.. ㅋ)
여기서 약물은 약국에서 전부 만들어져서 딱 1회분씩 소분되어 올라온다.
한국에서 항생제 처방이 나면 약국이 바이알 안에 들은 가루약을 올려준다. 그럼 간호사가 생리식염수 넣어서 섞고 주사기로 알맞은 용량을 뽑아서 투약한다.
미국은 그런 과정 없이 그냥 주사기에 인퓨전 라인까지 연결되어 올라온 약을 확인하고 투약하면 된다.
결론적으로 간호사에게 처방 이외의 모든 일을 다 때려붓는 한국임상과 달리, 미국은 보조인력이 많다. 그걸 쓸 돈이 있다는 말이다.
근데 이런 잡다한 과정이 줄어든다 뿐이지 액팅하는건 한국에서 하는거랑 똑같이 한다. ㅎㅎ
페이 좋다. 주마다 다르지만.
여긴 간호사 시급으로 주는데 높은 주는 시간당 45$ 낮으면 25$까지.
12시간 3번 주 36시간 일한다.
오버타임 수당은 안 받을 수가 없다. 출퇴근시 카드 찍어야 하기 때문에.
근데 시급이 높은 곳은 생활비도 어마어마하다.
월세가 기본 2,000$... 거기다 미국은 자동차 필수기 때문에 차 유지비, 식비 등등하면...눈물 ㅜ
난 지금 미국간호사 임금 순위 밑바닥인 주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한국 대기업에서 보너스 받던 것 생각하면
비슷비슷한 것 같다... ㅎㅎ 임금 자체는. 시방.
어쨌든 결론은 간호사는 부자가 하는 직업 아니다.
부잣집 딸내미들은 간호사 안 한다. (어 난 부잔데 간호사하는데?하는 건 걍 중산층인거;)
임금에 대한 건 내 60살 지긋하신 맥시칸 동료가 한 말을 인용하며 마무리 하겠다.
“You cannot be rich as a nurse. You can only live comfrotably.”
젠장 ㅜ 시발... 난 부자하고 싶은데.
스케쥴을 짜는 것에 따라 8일 오프를 계속 가져갈 수도 있다.
일주일에 세 번 일하니 목금토/일월화 이렇게 짜면 8일 쉬고 또 목금토/일월화 이렇게 일하면 된다.
미친 근데 나는 6일 12시간 근무는 좀 에바라서 안하고;;
금토일 일하고 월화수목 4일 쉬는 패턴으로 일하고 있다.
휴가는 holiday line이라고 해서 그룹별로 뭐 이번년엔 어느 그룹이 크리스마스에 쉬기 이런식으로 명절휴가 준다. 일주일인가...아마도.
긴 휴가는 파트장에게 신청하고 PTO라고 유급휴가 갯수에서 까는 식으로 받을 수 있다.
휴가나 병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은 맞는데 그렇다고 뒷담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아니다.
본인도 온콜오프 준대서 덥썩 받았더니 뒤에서 지랄지랄.
왜 난 안 주면서 들어온지 얼마 안 된애한테는 주냐 블라블라...
응 몰라^^ 아 몰겠고 난 잘 쉬었다~ 음냐 ㅎㅎ
누가 또 오래 쉬고 오면 뒤에서 헐 ㅎ 한달이나 쉬었다며. 어쩌고 저쩌고.
미국도 사람 사는 데고 간호사는 정병 없을 수 없다.
ㅋㅋㅋㅋ기가맥힘 ㅋㅋㅋ
한국에서 말하는 것 보면 미국임상은 임신을 모두가 축하해주고 편의 다 봐주고 모두의 행복인양 묘사하는데...
임신해서 입덧한다고 병가 존나 내고 인력 빵꾸나고 그러니까 존나 욕함.
근데 한국에서도 임신 욕하는게 인력 부족해지니까 그런거잖음?
다 똑같다. 한국도 인력 넉넉하면 아무도 임신 출산 욕 안한다.
솔직히 아직도 임신순번제 지랄하는 미개한 문화는 한국에서도 없어졌을거라 믿는다.
존경...? 은 모르겠고 인간으로 대해준다.
의사따까리라는 인식은 뭐 없을 수가 없다. 왜냐, 어쨌든 공부 더 해서 오더내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임.
근데 개노답 한국 틀딱개저씨들 처럼 간호사한테 쌍욕하고 물건 집어던지는 짓은 안 한다.
아니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수가 현저히 적다.
지금은 판데믹이라 의료진이다 하면 뭐 고생이 많겠다 대단하다 자랑스럽다 그런말은 하겠지만,
솔직히 일반적인 상황에서 나 간호사요. 하면 다들 너무 멋져서 쓰러지고 그딴 건 없다.
어쨌든 의사=간호사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의식이 의사>>>>>>>>간호사 였다면
여기선 의사>간호사 정도?
본인 직업 밝혀서 타인에게 존경과 관심을 살만한 그런 직업은 솔직히 한국이랑 별반 다를바 없다.
한국에서 미국간호사에 대해 가지던 환상이 사실과 완전 반대인 것은 아니다.
근데 간호인생의 장점이 ‘이민’의 단점을 상쇄시킬만큼 강력한가? 에 대해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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