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신규] level 3 NICU 트레이닝 2주차

프리셉터가 PTO(연차개념)를 쓴 바람에 첫 주 2일 일하고 덩달아 10일 off를 갖게 되었다.

정말 눈물만 나는 듀티표 엉엉

나는 이 듀티를 위해 이 곳에 온 것일까? 정말 너무 행복하다.

 

한국에서 1년에 한 번주는 휴가가 딱 저정도였는데.

휴가 끝나면 무조건 나이트 들어가야됨ㅋ.

 

근데 여기는 듀티를 본인이 신청하는 개념이라

손이 빠르면 어느정도 본인이 원하는 대로 듀티를 만들 수 있다.

 

1일 근무 12시간이고 주 3일 일하는 것이 기본.

그래서 월화수일하고 그 다음주 금토일 일하면 연차 안 써도 8일 오프 챙길 수 있는 것.

워라밸 수직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첫주 2일 일 했는데 기본적인 것은 다 배웠다.

왜냐.

한국에서 일 했던 곳은 빅5NICU였다. 즉, 대한민국에 아픈 아기들은 다 거기에 모인다는 것.

그래서 아무리 feeder grower여도 상태를 잘 봐줘야 했다.

왜냐하면 그 아이들은 GA 26주 이렇게 태어나서 힘겨운 ventilator와의 싸움을 이기고 우유를 3cc부터 먹어가며

겨우겨우 신규인 내 손에 들어오게 된 것.

 

그니까 GA 35주, 38주 이렇게 태어나서 숨 조금 못 쉬어서 CPAP, High flow 며칠(혹은 몇시간;;)달고 있다

바로 우유 먹어버리는 여기 애들이랑 다르다.

 

그니까 여기 애들 보는건 그냥 개껌이었다. (그래서 직장 동료 평균연령 거의 40대)

한국 대형병원에서 1년 밖에 안 굴러서 매우 걱정했는데 자신감을 되찾았다.

 

전산이나 세세한 규정같은 것을 좀 익히면 독립해서 어느정도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이 하하호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나한테는 좀 지옥같다.

그리고 간호사는 간호사다. 시발. 한국이나 여기나 간호사는 간호사인 것이다. ㅡㅡ

 

일단 나는 누구랑 수다 떠는 것이 싫다.

나는 일만 하고 싶다. 근데 이건 직장인들이 다들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다는 친구랑 떨고 싶지 어색한 직장동료랑 시덥잖은 스몰토크... 난 증맬 좆같다.ㅎ

그들의 남편, 애, 애의 애, 집안사정 그냥 다 안 궁금하다.

 

플러스 내가 또 존나 싫어하는 요소.

인계주면서 누구 뒷담까기. 하, 그래 그게 간호사가 하는 일이지요.

한국은 위계질서에 따라서 올드가 신규를 존나 깠다면, 여긴 수평적으로 모두가 모두를 깐다.

제발 난 빼줄래...?

 

올드가 신규 까는 것도 똑같다.

근데 다른건 ㅋㅋㅋ 자신감 뿜뿜 대가리큰 신규의 하극상에 처맞고 올드끼리 꿍얼댄다는 것.

미친 ㅋㅋ... 이게 진짜 컬처쇼크였다.

내 프리셉터(RN 경력 20년 현 병원경력 3년)가 CBC clot됐다고 전화온 것 늦게 알려줬다고

경력 1년된 간호사가 '왜 전화 받고도 늦게 알려줘요. 실망이야.'라고 바로 박아버린 것.ㅋㅋ

 

난 한국 경험 때문인지 (내 성격탓도 있음) 학대당한 개처럼 하하 ^ㅡ^... 네네... 이러고 있는데..

attitude의 차이 매우 크게 느꼈다.

 

그리고 난 미국 임상 경험 하나도 없는 신규에 언어도 딸리는 외국인.

가뜩이나 Asian인종이 한 개도 없는 이 시골동네에서 내가 여기 오게 된 것이 존나 신기한 일이겠지.

뒤에서 말이 많은 것 같다.

근데 이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한국 임상을 버텨냈다면 이 정도는 뭐 38주 아기 우유 50cc원샷하는 수준.

 

근데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이 모든 것을 웃으면서 ㅎㅎㅎㅎ^^ 들어줘야 한다는 것.

그 모두를 ^^이런 표정으로 대해줘야 한다는 것.

한국에서는 ㅈ같으면 개정색했는디... 왜냐면 그들이 나에게 친절하지 않았기 때문에.

근데 여기는 다들 앞에서는 웃으니 나도 웃어야지 어쩌겠는가.

 

갑자기 입 닥치고 일만 했던 한국 임상이 그립다...시발...

역시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그냥 오늘도 느낀다.

간호사를 평생직업으로 하고 있다, 그냥 RN으로.

인성 문제 있다.

 

근데 나도 간호의 길을 70살 할머니가 돼도 걸어갈 것이기 때문에 욕할 자격이 못 된다.

그냥 좀 환멸날뿐...ㅎ